올림픽 시작 전부터 말이 많았습니다.
"최민정 전성기 지난 거 아니야?"
"한국 쇼트트랙 이번엔 좀 힘들겠다."
그 말이 완전히 틀린 건 아니었습니다. 혼성 계주, 500m, 1000m 세 종목 연속 메달 없이 내려왔으니까요.
쇼트트랙 1500m 실시간중계
근런데, 3000m 계주 결승 그 장면, 혹시 보셨습니까?
넘어질 뻔했던 순간, 중심 잡고 버텨냈던 그 0.몇초
그게 금메달의 시작이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최민정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최민정(28·성남시청)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으로 준비했습니다.

2023~2024시즌 국가대표를 자진 반납하고 1년간 장비 교체·개인 훈련에만 집중한 뒤,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으로 복귀를 알렸습니다.
한국 여자 선수 최초 동계 아시안게임 3관왕이라는 기록도 그때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준비했는데, 밀라노 초반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혼성 2000m 계주 결승 진출 실패, 500m·1000m 개인전 메달 없음. "역시 전성기는 지났다"는 말이 나올 만한 흐름이었습니다.
그런데 3000m 계주 결승에서 터졌습니다
2026년 2월 18일(현지시간)
결승 16바퀴를 남기고 앞서 달리던 네덜란드 선수가 갑자기 넘어졌습니다. 뒤따르던 최민정은 접촉을 피하지 못하고 거리가 벌어졌습니다.


"진짜 당황했다. 위험한 상황이 많았는데, 다행히 침착하게 잘 대처했다."
경기 후 최민정의 말입니다.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중심을 잡고 다시 속도를 올렸고, 이후 심석희의 강한 밀어주기를 받아 캐나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습니다.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이탈리아마저 추월하며 역전 금메달.
기록은 4분 4초 014
이탈리아(4분 4초 107), 캐나다(4분 4초 314)를 0.1초 차로 제친 드라마였습니다.


이 금메달이 왜 숫자로도 역사인가
이번 계주 금메달로 최민정의 올림픽 통산 성적은 금 4개·은 2개, 총 6개가 됐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 타이 기록이 동시에 만들어졌습니다.
① 한국 동계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 쇼트트랙 전이경 선수가 보유하던 금메달 4개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② 한국 올림픽(동·하계 통합) 최다 메달 타이 진종오(사격), 김수녕(양궁), 이승훈(스피드스케이팅)이 보유하던 6개 기록과 동률이 됐습니다.


12년 전 고등학생 신분으로 첫 태극마크를 달았고, 2015년 ISU 세계선수권 첫 출전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정상에 오른 선수가 세 번의 올림픽에서 이 숫자를 쌓았다는 게 새삼 실감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하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메달 숫자와 기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밀라노 대회에서 최민정이 심석희와 함께 계주를 준비했다는 사실이 더 마음에 남습니다.

2018 평창 고의 충돌 의혹으로 사이가 멀어졌던 두 선수.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 선수단 남녀 통합 주장을 맡아 먼저 손을 내밀었고, 바로 그 심석희의 밀어주기로 결승 레이스 흐름이 바뀌었습니다.
기록보다 먼저, 사람이 있었던 겁니다.

여자 쇼트트랙 1500m 일정
2월 21일(금)
준준결선 시작 : 오전 4시 15분
🏆 결선 시작 : 오전 6시 7분
최민정이 이 종목을 제패하면, 쇼트트랙 정식 종목 채택(1992 알베르빌) 이후 단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개인전 올림픽 3연패가 됩니다.
금메달 1개가 더해지면 한국 올림픽 최다 메달(7개), 동계 최다 금메달(5개) 신기록도 동시에 달성됩니다.
클래스는 영원하다, 는 말.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